You are currently viewing 아시안게임 사상 첫 노 메달, V리그 개막 성큼

아시안게임 사상 첫 노 메달, V리그 개막 성큼

  • Post author:
  • Post category:배구

세계적인 연봉 수준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2023-24 V리그 개막이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 배구가 국제무대에서 초라한 성적과 처참한 경기력을 보인 것과 별개로 V리그에서 엄청난 대우를 받는 선수들은 팬들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2023-24 V리그는 오는 14일 남자부 대한항공-현대캐피탈, 여자부 한국도로공사-흥국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20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V리그. 하지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한국 남녀배구 대표팀은 지난 8일 폐막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사상 첫 ‘노 메달’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쳤다.

동반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대회에 나섰지만 남녀 대표팀 모두 4강 문턱도 밟지 못했고, 최종 남자는 7위, 여자는 5위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V리그 남녀부 선수들의 보수가 급등한 것과 반대로 국제무대 성적은 추락하고 있는 한국 배구다.

남자부의 경우 2019-20시즌 26억원이었던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이 지난 시즌 58억 1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자부는 14억원에서 23억원으로 9억원이 올랐다.

평균 보수는 남자부 2억 2900만원, 여자부 1억 5200만원이다. 이는 국내 프로 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종목인 야구의 평균 보수를 상회하는 규모다. 아울러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이탈리아, 러시아 리그 평균 보수와 견줘도 높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다.

사실상 세계 최고 보수를 자랑하는 리그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V리그. 하지만 정작 이곳에서 활약하고 슈퍼스타로 불리는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의 성적은 처참하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와 올해 발리볼 챌린지컵(VCC), 아시아배구연맹컵(AVC컵), AVC 챌린저컵, 아시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한 차례도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최고 성정은 VCC와 AVC 챌린저컵에서 기록한 3위다.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써냈던 여자 대표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두 차례의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모두 전패로 마쳤고, 2022 세계선수권에서는 1승 4패를 기록했다.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 6위 그친 여자배구는 2024 파리올림픽 진출권이 걸렸던 최종 예선에서 7전 전패로 고전했다.

V리그 남녀부 14개 구단은 실력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한 선수들의 보수에 제동을 걸고자 올 시즌부터 아시아쿼터를 도입해 운영하기로 했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연봉은 세금 포함 10만 달러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남녀부 구단들은 아시아쿼터를 통해 선수들의 보수에 거품이 빠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벌써 다음 시즌 아시아쿼터를 2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를 키운 것은 KOVO와 남녀부 구단들이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선수들의 가파른 보수 인상 이면에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선수들의 보수를 챙겨주던 몇몇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바탕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선수들 역시 자신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히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특혜가 아닌 합당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V리그. 하지만 KOVO와 구단이 스스로 채운 족쇄를 풀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