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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엔리케 감독, 이강인 활용법 선 그어 미드필더로 쓴다

한 달 만에 돌아온 한국인 윙어 이강인에 대해 소속팀인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아주 흥미로운 선수”라며 극찬을 하면서도 포지션에 대해선 미드필더라고 선을 그었다. 마요르카와 클린스만호에서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뛴 것과는 다른 활용법 쓸 것임을 알린 셈이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에 대해 적지 않은 시간을 언급한 것은 사실이어서 그의 팀내 위상이 달라질지 기대를 모은다.

PSG는 22일 0시 홈구장인 프랑스 파리 파르트 데 프랭스(왕자공원) 경기장에서 스트라스부르와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9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PSG는 리그1에서 1강 체제를 구축했지만 이번 시즌 양상은 다소 다르다. PSG가 4승3무1패(승점 15)를 기록한 가운데 AS모나코(승점 17)와 니스(승점 16)에 밀려 3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라스부르가 승점 10으로 12위에 그치고 있는 만큼 이번 홈경기를 이겨 선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강인의 복귀가 반갑다. 지난 7월 초 전 소속팀인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요르카를 떠나 PSG와 오는 2028년까지 5년 계약을 체결한 이강인은 이후 두 차례 부상으로 소속팀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프리시즌 첫 경기 르 아브르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이후 3경기를 쉰 이강인은 PSG 선수들과 내한, 8월 초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에 후반 교체로 투입되며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가 싶었으나 8월20일 리그1 2라운드 툴루즈전을 마치고 다리 통증 등으로 다시 재활에 돌입했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의 9월 유럽 원정 2연전에도 결장한 그는 다행히 재활이 잘 이뤄져 한 달 만인 9월2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홈 경기에 후반 35분 교체로 들어갔다.

이후 이강인은 태극마크를 달고 긴 시간 활약을 펼쳤다. 도르트문트전 직후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거쳐 중국 항저우에 도착,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대표팀에 합류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힘을 보탠 것이다.

황선홍호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었으나 상대 수비를 분산하고 간간히 번뜩이는 드리블을 펼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자신의 축구 인생 변수였던 병역 특례로 받게 됐다.

그의 대표팀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클린스만호에 탑승해 지난 13일 튀니지전, 17일 베트남전 등 10월 A매치 2연전에 출전했다. 이강인은 전부 선발로 나섰고, 튀니지전에선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은 물론 2호골까지 폭발하면서 클린스만에 부임 후 첫 홈 경기 승리를 안겼다. 이어 베트남전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6-0 대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그런 가운데 도르트문트전을 뛰고 한 달 만에 PSG로 돌아온 이강인을 엔리케 감독이 굉장히 반기며 기자회견에서도 칭찬을 늘어놓았다.

엔리케 감독은 21일 “우리와 함께한 이래로 이강인은 이미 그의 수준을 증명해 왔다. 국가대표팀 활약을 포함해서 그렇다”며 “우리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시스템 아래서도 그렇고 그는 미드필더로 크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윙어로도 뛸 수 있고, 가짜 9번이나 섀도우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할 수 있다”고 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어 “이강인은 마무리(골)와 마지막 패스에 재능을 가지고 있어 아주 흥미로운 선수”라고 한 번 더 호평했다.

엔리케 감독 체제 아래서 이강인은 아직 경쟁을 더 해야 하는 선수로 분류된다. PSG가 올 여름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 등 남미의 두 슈퍼스타를 내보냈으나 랭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 등 프랑스 국가대표 선수들을 충원하면서 전력 이탈을 방지했기 때문이다.

또 엔리케 감독이 생각하는 이강인의 포지션이 광범위하다보니 간판 스타인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해 스페인 국가대표 마르코 아센시오, 프랑스 16세 신성 워렌 자이레 에메리, 포르투갈 국가대표 비치냐도 경쟁자로 간주된다.

실제 이강인이 PSG로 뛴 이번 시즌 공식 경기에서도 이강인은 출전 시간 제한을 받았다. 지난 8월13일 로리앙과의 리그1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35분에 교체아웃된 이강인은 이어진 2라운드 툴루즈전에선 후반 5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강인은 툴루즈전에서 경고 한 장을 받았는데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이 50분을 뛰자 기다렸다는 듯 팀과의 불화를 마치고 훈련장으로 돌아온 간판 스타 킬리안 음바페를 집어넣었다.

클린스만도 앞서 이강인의 냉정한 현실을 조명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9일 대표팀 소집에 앞서 열린 회견에서 “이강인을 (A매치에)적극 활용할 거다”며 “최근에 엔리케 감독과 이야기했는데, 이강인의 PSG 이적을 두가지 시선으로 보고 싶다. 팬 입장으로 행복한 일이다. 이강인이 유럽 빅클럽에 간 것은 행복하지만, 이강인은 매 경기 선발 자원이라 보기 어렵다. 주전 자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앞으로 커리어에 있어 이제 시작이다”고 객관적인 시선을 내놨다.

클린스만은 이어 “PSG는 다른 팀이다. 출전 시간에 목 말라 있을거다. 대표팀에서 해소하고 도와주고 싶다. 본인 기량 증명하고 좋은 시작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운동장에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중요한 선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 최대한 출전 시간을 주고 싶다”고도 했다. 클린스만은 이강인을 2연전에 모두 선발로 활용했고 이강인은 3득점을 쾅쾅쾅 때려박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마침 PSG의 현실도 이강인 중용으로 가닥 잡히는 이유가 됐다. PSG는 뎀벨레 등이 부진하면서 음바페의 원맨쇼에 의존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음바페가 부진한 지난 5일 뉴캐슬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1-4로 대패하는 악몽으로 이어졌다.

PSG는 엔리케 감독의 극찬 외에도 이강인의 귀환을 격하게 환영해 한국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PSG는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면서 ‘금메달과 함께 돌아온 메달리스트 이강인’이라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강인의 귀환을 알렸다.

이강인은 장거리 비행 끝에 PSG로 도착한 후 구단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보여주면서 눈길을 끌었다.

PSG는 유니폼을 입은 채 금메달을 손에 들고 있는 이강인의 사진과 함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강인이 PSG로 돌아왔다”고 소개했다. 또 이강인은 훈련장에서 동료들이 자신의 등을 두드려주는 이른바 ‘인디안 밥’을 환영식으로 기분 좋게 PSG 라이프에 다시 돌입했다.

이강인은 다시 무한 경쟁에 돌입하지만 그렇다고 출전 기회가 마냥 제한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PSG가 리그1과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고, 프랑스컵(FA컵)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PSG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도르트문트, 뉴캐슬, AC밀란(이탈리아) 등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해 있어 어느 한 경기 쉽게 치를 수가 없다. 실제로 도르트문트는 홈에서 2-0으로 완파했으나 적지에서 열린 뉴캐슬전에선 3골 차로 참패하는 등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강인은 22일 스트라스부르전을 치르고 나면 26일 AC밀란을 홈으로 초대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을 벌인다. 이후 30일 브레스투아와 리그1 원정 경기를 치르고 내달 4일 몽펠리에와의 리그1 홈경기를 소화한 뒤 이탈리아로 넘어가 8일 AC밀란과 홈 경기를 하게 된다.